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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긍정적인 감정의 기억은 뇌에 오랫동안 남는다.
누구를 위한 건축인가. 바꿔말하면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나에게 공간은 꼭 건축물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나에게 공간은 장소(어떠한 일이 이루어지거나 일어나는 곳)에 대한 기억이다.
6살정도로 기억한다.
서해 섬에 살았던 적이 있었다.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바다를 건너는 방법은 2가지였다.
배를 타는 것, 썰물 때 도보로 건너는 것.
서해바닷길이 열렸을 때 엄마등에 업혀서 건널때였다.
그 때 엄마의 따스한 체온,
차가운 바닷바람의 알싸한 기운,
바람에 실려 오는 짬쪼름한 바다내음,
진흙 뻘밭을 맨발로 걸었을 때 들려오는 철퍼덕 소리,
함께 전해오는 질감,
엄마 어깨너머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점점 다가오는 작은 섬의 실루엣,
6살 어린꼬마아이의 서해바닷길 장소에 대한 정서적 기억이다.
뇌과학자들은 긍정적인 감정의 기억은 뇌에 오랫동안 남는다고 한다.
앞서 얘기한 어린시절 바닷길 건널 때처럼 말이다.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기억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공간 사용자에게 장소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이 남는 건축을 하고 싶다.
그래서 건축물이 놓일 땅의 장소적 가치와 주변맥락, 공간을 사용할 사람에 대해 고민한다.
그 땅이 가질 수 있는 집을 짓고 싶다.
건축가는 치수와 스케일이란 도구를 가지고 빛에 의한 공간의 질감, 양감, 명암을 다루는 사람이다.
나는 집을 짓는 사람이고 지어진 곳에서 다양한 삶과 긍정적인 기억이 자라나길 꿈꾸는 사람이다.
about
이대우 _ 대표, 건축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와 경희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조성용도시건축과 원오원아키텍츠에서 고암이응노화백기념관, 가파도 프로젝트, 성북동단독주택, 판교단독주택 등 프로젝트을 수행하며 공공건축에서부터 개인 단독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와 용도의 프로젝트 경험을 쌓았다.
2019년 사무실 개소 후 진안 귀농 농업인주택, 평창동주택, 연남동 SVM사옥 리모델링 프로젝트 등을 진행했고, KIST글로벌기숙사 리모델링 공모, 추풍령 주거플랫폼 생활soc 문화복합시설 설계공모 외 다수의 공모전에서 입상한 바 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송민정 _ 실장, 코디네이터
박성익 _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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